김정은, 김정남 암살 공포통치에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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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남 암살사건이 북한 내부에 알려진다고 해도 김정은 위원장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각종 검열로 인한 간부계의 반발과 흐트러진 분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번 김정남 살해사건은 북한 간부층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아야 할 김정은 정권에 단기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대외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당장 북한내부의 혼란부터 수습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19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이 연락소(정찰총국) 공작원들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을 해외 라디오를 통해 듣고 있다"며 "김정남 살해사건은 이곳(북한)의 간부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중순 호위사령부가 국가안전보위성을 급습하고 많은 간부들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런데 새해에 들어서면서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개입해 각 도 보위국, 시, 군 보위부들로 검열을 확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국가안전보위성에 대한 검열에 이어 중앙당 비서처 비준대상 간부들에 대한 노동당 검열위원회의 검열까지 시작돼 평양시는 물론 지방의 간부계도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것처럼 혼란을 겪으면서 상당한 반발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김정남 암살사건은 이런 간부계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던 시점에 발생했다며 김정남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북한의 간부들은 이 사건을 간부사회에 대한 김정은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해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21일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김정남 암살 사건이 주민들에게 다 알려진다고 해도 김정은에겐 손해될 게 없다"며" 간부층의 내부단결을 요구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는 새해를 앞두고 도당 근로단체 부장이 숙청되면서 간부계의 불안감이 높았는데 1월 중순부터 중앙의 각종 검열들이 시작돼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며 간부계는 장성택 숙청 때보다 더 큰 혼란과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남 암살을 통해 김정은은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배신자는 지구상 끝까지 쫓아가 반드시 처단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라며 "한편으로는 간부계에 주변 정세에 휘둘리며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