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경제개발구로 지정한 국경연선 양강도가 3년이 되도록 단 한 건의 외국인 투자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에서 예전부터 중국기업과 합영(합자)했던 기업마저 최근 운영을 중단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 강구동에 자리 잡고 있는 '청풍(靑風)합영회사'. 이 회사는 2006년부터 북한의 '5.8 임업기계'공장과 중국의 한 투자자가 합영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수지와 알루미늄으로 된 창문틀, 철문과 모기그물망을 만들어 꽤 많은 수익을 올려왔습니다.
그동안 북한에 투자했던 중국기업들이 대부분 실패했으나 '청풍합영회사'는 철문과 창문틀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가 높은데다 북한당국이 특별히 전력을 공급해 기업운영 유지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때문에 일부 양강도 간부들은 '청풍합영회사'를 양강도의 외국투자 유치 기업의 본보기로 내세우는 정도였다"고 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그러나 양강도의 본보기라던 '청풍합영회사'마저 최근 가동을 중단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10여년 가까이 운영돼 오던 '청풍합영회사'가 가동을 중단한 것은 양강도의 긴박한 전력사정 때문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전력사정이 어려워지며 '청풍합영회사' 투자자가 합영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5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겨울철 양강도의 전력사정이 몹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무리 전력사정이 어렵다고 해도 '청풍합영회사'가 가동을 멈추게 된 건 전혀 다른 이유가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청풍합영회사'는 겉으로는 '5.8임업기계공장'과 합영하는 것처럼 돼 있었지만 실제 주인은 처형된 노동당 행정부장 장성택의 소유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장성택 처형 후 회사는 '대흥지도국'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회사 간부들이 모두 바뀌자 '청풍합영회사'에 투자한 중국인 대방이 자재의 공급을 일체 중단해버렸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철판과 알루미늄을 비롯한 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화사는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양강도의 본보기라던 '청풍합영회사'까지 가동을 중단해 가뜩이나 어려웠던 '양강도 개발구'는 전망이 암울하게 됐다"며 "벌써 3년이 다 되었지만 '양강도개발구'는 투자자를 단 한명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 투자대방과 사전 협의도 없이 '청풍합영회사'의 간부들을 제멋대로 바꿔버린 중앙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설명될 수 없다"며 "'청풍합영회사'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은 중국 측 대방들에도 널리 알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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