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유행하는 은어에 담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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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유행어들이 생겨나는 건 북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최근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둘째며느리'라고 비유하는 유행어가 생겼는데 간부들속에서 더 많이 돌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유일적 령도'를 수도 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먼저 실천해야 할 간부들은 제대로 된 명칭조차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5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간급 간부들속에서 김정은은 '둘째며느리'로 불린다"며 "흔히 '둘째 며느리의 명령', '둘째 며느리의 지시'라는 식으로 김정은의 이름을 비유해서 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둘째 며느리'라는 은어로 불리는 사연에 대해 소식통은 "둘째 며느리를 맞아봐야 첫째 며느리의 정을 안다"는 속담에서부터 유래됐다고 얘기했습니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첫째 며느리'에 비유하며 김정은 제1비서를 '둘째 며느리'로 부른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사람들이 김정은과 김정일을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 아니겠느냐?"면서 "한마디로 일반주민 가정에서 첫째 며느리와 둘째 며느리를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도 아닌 중간급이나 말단 간부들이 김정은 제1비서를 '둘째 며느리'로 부르는 데는 상당한 불만도 내포돼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월급과 배급으로만 살 수 없기 때문에 중간급이나 말단 간부들은 밀수꾼이나 마약사범과 같은 범죄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제1비서의 철저한 주민통제로 사회적 범죄가 크게 줄면서 중간급, 특히는 사법간부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도 "요즘 주민들속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조롱하는 온갖 우스갯소리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그러한 사례로 '평양거울'이라는 유행어를 이야기 했습니다.

지방 주민들속에서 유행하는 '평양거울'은 사람들의 발바닥을 가리키는 말인데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 내용은 구질구질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그는 해석했습니다. 이는 평양시 건설을 최대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김정은 제1비서를 비하하는 말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