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차당대회를 앞둔 북한이 '내 공장, 내 마을 꾸리기 운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 외벽을 도색하고 울타리에 회칠도 하라는 건데 돈이 드는 일이어서 가난한 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노동당 7차대회를 앞두고 거리와 마을, 공장기업소의 모습을 일신(一新)한다며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색작업에 필요한 재료를 자체로 구입하라고 지시해 주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내 공장, 내 마을 꾸리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건물 도색과 살림집 회칠을 새로 하라는 건데 재료는 모두 자체로 구입해야 한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석회석이 많은 나라이지만 전기부족으로 석회석을 구워 '생석회'로 만드는 공장을 가동하지 못해 자체로 횟가루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칠에 필요한 '생석회'도 모두 중국산을 장마당에서 사서 써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건물과 울타리를 도색할 중국산 횟가루를 사기 위해 공장, 기업소들마다 종업원들에게서 강제적으로 돈을 받아내고 있는데 내가 일하는 기업소에서도 1인당 중국인민폐 3위안씩 거두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양강도는 아직 날씨가 추워 방풍장치(바람막이)를 해체할 때가 아닌데 중앙에서 거리와 마을을 일신한다며 집집마다 방풍장치를 모두 치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또 유리가 없어 창문에 비닐박막을 댄 공장기업소들에 무조건 유리를 구입해 창문에 끼우도록 조치했다며 공장기업소와 살림집의 출입문, 창문들에도 새로 '뺑끼(페인트)' 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재료값이 만만치 않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내 공장, 내 마을 꾸리기'가 시작되면서 때를 만난 건 '도료(도색재)' 장사꾼들뿐이라고 지적한 소식통은 "kg당 중국인민폐 2위안이던 횟가루는 가격이 3위안으로 올랐고 인민폐 250위안이던 4리터짜리 중국산 '뼁끼는' 300위안으로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인민반, 공장기업소, 교육기관들이 제 각각 횟가루와 뼁끼를 구입할 돈을 거두고 있어 주민들은 2중, 3중의 착취를 당하고 있다"며 "하루벌이로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그런 비용까지 떠넘기는 중앙의 처사에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북한의 암담한 현실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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