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 압력으로 핵실험 못한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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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해외주재 간부들에게 핵실험과 관련한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껏 핵실험을 진행하지 못한 원인이 외부 세계의 압력 때문은 결코 아니라는 변명을 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8일 중국 변방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북한주재원은 "중앙당 선전선동부 문헌관리과장이 26일 열차편으로 단둥시에 도착했다"며 "중앙식물연구원 연구사로 가장한 그는 현재 심양시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헌관리 과장의 출장 목적은 중국에 파견된 근로자 기숙사들을 찾아서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와 명제(어록)판 관리 상태를 검열하기 위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 노동자들의 기숙사에는 들리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문헌관리 과장은 도착한 이튿날인 27일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단동시에 있는 우리(북한)간부들과 식당종업원들을 상대로 '핵시험(실험)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우리의 자주적 존엄이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7일 저녁 나절에 승용차를 타고 심양시에 도착했다"며 "28일부터 심양시에 있는 간부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진행한 다음 앞으로 근로자들이 파견돼 있는 중국 내륙의 여러 지방들을 돌며 강연을 계속 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길림(지린)성 연길(옌지)시에 머물고 있는 한 북한소식통은 "중앙에서 핵시험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여러 명의 간부들을 중국에 파견했다"며 "핵시험과 관련된 설명을 위해 일부러 간부들을 파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파견간부들은 중국현지에 주재하는 간부들을 불러놓고 "우리의 핵을 빼앗아 보려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최후발악을 하고있다며 김정은 동지가 적들의 도발에 무자비한 핵 타격을 선포했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파견 간부는 태양절과 선군절에 핵실험을 하지 못한 원인에 대해 적들은 자기들의 협박이 통한 것으로 오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우리는 누가 뭐라던 우리가 정한 시간과 전략에 따라 반드시 핵 시험을 실시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핵시험을 하지 못하게 되자 이런 변명 식 강연을 통해 해외파견 간부들의 동요를 차단하려고 얼마나 고심하는지를 스스로 드러냈다"며 "우리가 정한 시간과 전략에 대해 파견 간부가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이라고 말했는데 그것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