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당 창건 70돌 후유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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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당창건 70돌을 경축하는 건설 사업들을 위해 북한이 중요 산업시설의 전력공급마저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시성 건설을 무리하게 진행하느라 국가기간 산업에 필요한 전력마저 중단함으로써 장차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주민들은 지난 1989년 평양에서 개최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너무도 많은 비용을 쏟아 부은 탓에 경제가 붕괴되어 '고난의 행군'이라는 끔찍한 비극을 경험했던 날들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이 노동당창건 70돌 경축행사를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때와 다를 바 없어 이 행사가 북한경제와 주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1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비가 적당히 내려 서두수와 부령발전소를 최대로 돌리고 있지만 공장기업소들에 공급되는 전기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며 "3월 말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김책제철소의 전기로는 아직도 멎어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전기로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주강직장에 설치된 80톤짜리 용광로인데 북한은 이곳 주강직장에서 무연탄을 연료로 한 '주체철'을 생산한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주체철' 생산이 실패하면서 무연탄을 연료로 한 용광로를 전기가열방식으로 교체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특히 농사철을 맞아 협동농장들에 필요한 전기를 보장해야 하고, 노동당창건 70돌이 되는 10월 전으로 완공해야 할 공사장들에 우선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김책제철소에까지 전기를 보내줄 형편이 못된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11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생산을 하고 있던 혜산기초식품공장과 신발공장, 편직공장이 최근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멈췄다"며 "전기는 오직 혜산강철공장에만 정상적으로 공급된다"고 말했습니다.

혜산강철공장은 혜산시 김일성, 김정일 동상 건설과 압록강 주변 아파트 건설장에 필요한 철강재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공장기업소들과는 달리 특별히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당 창건 70돌전으로 끝내야 할 공사장들에만 전기를 공급하다보니 다른 생산시설들은 모두 멈춰버렸다"며 "지금의 상황을 두고 주민들속에서는 '산돼지 잡으려다 집돼지 놓치는 격'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전한 소식통들은 "당 창건 70돌을 명분으로 수많은 건설들에 전력은 물론 자재, 자금을 마구 쏟아 붓고 있다"며 "'당 창건 70돌' 행사를 치루고 나면 자칫 '13차 청년학생축전' 이후의 악몽이 재현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