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농촌지원을 구실로 일체의 주민이동을 통제하면서 장마당 운영시간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 운영시간을 줄이면서 때대끼(하루벌이)로 살아가는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5월 3일 방침(구두지시)으로 "주민들의 이동이 전면 금지되고 장마당도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해왔습니다.
10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농촌지원을 위해 일체 주민이동이 금지됐다"며 "외지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여행증명서'가 발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외지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의 결혼식이나 환갑잔치에 참석하자 해도 '여행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농촌동원기간에는 결혼식이나 환갑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소식통은 그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4월 16일부터 농촌지원을 위해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까지만 장마당을 보게 했는데 최근 다시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장마당 운영시간을 저녁 6시에서 밤 9시까지로 대폭 축소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평소 북한의 장마당들은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했는데 농사일에 노력을 집중하기위해 장마당 운영을 저녁시간만 허용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 곳곳에 보안원들과 노동자규찰대가 진을 치고 농촌동원에 나가지 않은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 제1비서가 "농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을 뿐 주민이동을 금지시키거나 장마당을 통제하는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시키고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 한 건 김정은 제1비서의 방침에 근거해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내린 조치라며 "한마디로 밥술을 뜨는 사람들은 아이고 어른이고 다 농촌에 나가라"는 것이 조직지도부의 지시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하면서 때대끼로 살아가는 장사꾼들을 비롯해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특히 "장마당 시간을 저녁 6시에서 밤 9시까지로 3시간만 운영하는데도 장세는 평소나 다름없이 받아내고 있다"며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하게 되면서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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