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중국 비난하는 당국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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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내부적으로 중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지만 주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도 중국 정부로부터 초청받지 못한 분풀이를 하는 것이라며 당국을 비웃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내부 강연회들을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정부를 비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고 소식통이 언급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이 국제적인 고립상태를 감추기 위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11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유엔이 결정했다는 대조선(대북) 제재라는 게 도대체 뭐냐"며 "강연회에서 '미제를 우두머리로 한 제국주의자들의 대조선 제재책동에 중국 당국자들도 동참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7차 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주민강연 '일심단결은 필승의 보검이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제국주의자들과 수정주의자들(중국)의 온갖 도전에도 끄떡없이 핵강국을 일떠세운 절세의 위인으로 추켜세웠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7차 당대회가 끝난 11일에도 '최근 조성된 정세에 대하여'라는 주민강연을 열고 "또 다시 수정주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의 당국자들이 우리 공화국(북한)을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선전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러 강연들을 통해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을 비난하면서도 유엔 대북제재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중국이 어떤 방법으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지를 딱히 밝히지 않아 주민들의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혜산 세관에서 중국으로의 광물수출도 활발하고 북-중 간에 물류교환도 예전이나 다름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중국을 비판하는 중앙의 선전이 도를 넘고 있어 지방 간부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따라서 지방의 간부들은 중앙에서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난하는 이유를 김정은이 집권 5년이 되도록 중국에 한 번도 초청받지 못한 데 대한 분풀이로 생각하고 있다"며 "저렇게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없인 조선은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현지 간부들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도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졌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장성택 처형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틀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유엔의 대북제재 내용에 대해서는 쉬쉬하면서 일방적으로 중국만 비난하는 김정은 정권의 선전방식이 북한주민들에게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