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아원 지원물자도 빼돌려

0:00 / 0:00

앵커: 북한이 부모없은 어린이들을 돌본다며 전국 각지에 지어놓은 애육원과 육아원들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인 올해 1월 8일에 준공된 함경북도 청진시 애육원애육원(탁아소 연령 고아 수용시설)과 육아원(유치원 이상 고아 수용시설). 4층짜리 건물 3개동으로 현대적인 보육실과 물놀이장까지 갖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곳 애육원은 5살미만의 어린이 천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소식을 전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현재 청진애육원에는 3백여명의 고아가 양육되고 있다"며 "애육원 준공 직후 청진시 러시아 령사관 대표와 유엔 관계자들이 세차례나 다녀갔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청진시 주재 러시아 령사관 대표가 올해 2월 애육원을 찾았을 때 청진시 당위원회 과학교육부 부장과 인민위원회 량정부장이 동행했고 유엔 관계자들이 방문할 당시에는 내각 보건성과 교육위원회, 함경북도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청진시 애육원과 육아원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데 유엔 관계자들이 방문할 당시 청진시 간부들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연약한 어린이들을 따로 모아놓은 보육실을 보여주며 이들 어린이들의 영양보충에 필요한 외부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령사와 유엔 관계자들을 향해 북한 간부들이 요청한 지원물자는 밀가루와 분유였다"며 "밀가루와 분유를 유엔에서 지원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청진애육원' 어린이들에게 분유는 단 한번도 공급된 적이 없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사회급양봉사관리소 산하 '탁아유치원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유엔에서 애육원과 육아원을 돌아볼 때면 반드시 밀가루와 분유 지원을 요청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이미 지난해 봄부터 여러차례 있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밀가루와 분유를 요청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평양시 주요 호텔들의 외화벌이용 식당들에 보내기 위해서"라며 "국제사회가 우리(북한) 어린이들의 영양보충을 위해 지원한 밀가루와 분유는 대부분 평양의 외화전용 호텔에서 파는 빵, 햄버거와 같은 음식을 만드는데 전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제사회가 고아들의 영양을 위해 지원하는 밀가루와 분유는 결국 외화벌이용 음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며 "국제사회가 진심으로 우리(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한다면 딴 목적으로 전용이 어려운 종류의 영양식으로 품목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