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새 정부에 기대 말 것’ 강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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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27일 간부강연회를 조직하고 자력자강만이 살길이라며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어떤 기대도 갖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요일은 북한 당국이 지정한 '정규생활의 날'입니다. 북한에서 '정규생활의 날'은 모든 주민들이 자신이 소속된 당, 근로단체에 조직별로 모여 자아비판인 '생활총화'와 정치사상학습, 강연회와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하는 날을 의미합니다.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7일 '정규생활의 날'을 맞으며 진행된 간부강연에서 남조선(한국)의 새 정부에 대해 무엇도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언급됐다"며 "자력자강만이 살길이라는 강연의 제강 중에 그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강연은 도급 간부들을 상대로 양강도 당위원회 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며 "농촌동원기간 중에는 정규생활을 될수록 간소화하라는 중앙의 요구가 있었지만 생활총화와 간부강연회만은 평소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은 여명거리에서 발휘된 만리마 속도와 자강력 제일주의가 낳은 강원도 정신을 본받아 삼지연군 개발과 단천발전소 건설에서 김일성-김정일 조선(북한)의 위력을 빛내이자는 내용이 강조되었을 뿐 정세관련 강연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자강력 제일주의를 선전하면서 우리가 외세에 빌붙었다면 지금 제 손으로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었겠냐고 강조하면서 남조선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미국의 하수인일 뿐이라는 발언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2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간부들을 상대로 한국의 새 정부에 기대를 가지지 말라는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지난 5월 6일에는 그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수위의 강연을 도급 간부들을 상대로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5월 6일 강연에서는 한국의 극단보수 세력이 몰락의 길에 들어섰지만 다른 정치세력들도 다 같은 반동집단들"이라며 "인민을 대표하는 정당은 미국에 추종하는 지금의 정치세력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앙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의 새 정부에 경계감을 드러내는 것은 그만큼 간부들이 한국의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라며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간부층의 기대감이 자칫 김정은의 의도와 다른 방향의 통일 열기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