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때 아닌 양묘장 조성 지시

앵커: 북한이 '200일 전투'의 중요한 과제로 '온 나라의 수림화'를 내 걸고 각 공장, 기관기업소들마다에 '양묘장'(묘목장)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매 공장기업소들마다 묘목생산을 위한 '양묘장'을 내오라는 지시를 '200일 전투'의 중요 과제로 내렸는데 양묘장부지 마련이 어려운 공장 기업소의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2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온 나라의 수림화를 위해 200일 전투기간 중에 종업원 1인당 1천 그루씩 관리하는 양묘장을 모든 공장기업소들마다 무조건 만들라는 지시가 중앙으로부터 떨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러한 지시는 200일 전투가 시작되는 6월 1일에 내렸다며 지시 내용을 전달받은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은 1인당 1천 그루씩 관리할 수 있는 양묘장이라는 내용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한사람이 1천 그루의 묘목을 키워내려면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은 하루 종일 생산은 내쳐두고 묘목관리만 해야 된다는 의미"라며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지시를 중앙에서 왜 마구 내려 보내는지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가 있으면 무언가 하는 흉내라도 내야 하는데 양묘장과 관련한 지시는 어린 나무를 키우는 것이라 어찌할 방도가 없다"며 "공장기업소 책임일꾼들은 양묘장을 만들라는 지시에 황당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은 김정일 시대인 2002년과 2007년에도 공장 기업소들마다 양묘장을 만들데 대한 지시를 내렸는데 당시에는 구체적인 묘목 대수까지 지정하지 않아 공장 기업소들은 형식적으로 하는 흉내만 내다 끝을 내버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중앙의 이번 지시는 종업원 1인당 1천 그루라고 못 박아 형식적으로 흉내만 내려 해도 그만한 면적의 땅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공장 마당을 통째로 양묘장으로 만든다 해도 종업원 1인당 2백 그루 심기도 힘들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양묘장을 새로 만들라는 중앙의 지시에는 뭔가 다른 뜻이 숨어있는 것 같다"며 "겉으로는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중앙의 의도는 개인들의 뙈기밭을 모두 회수해 양묘장을 만들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