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비대 시신유기사건으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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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국경경비대 병사의 시신이 압록강에 유기된 사건이 양강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양강도 국경경비여단에 국경경비사령부 정치부 검열이 시작되면서 밀수행위에 관련된 경비대 간부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국경경비여단에 대한 국경경비사령부 정치부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말에 사망한 한 병사의 시신유기 사건 때문이라고 하는데 해당 지휘관과 병사들이 구속되면서 여단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5일 양강도의 한 국경경비대 관계자는 "이번 검열은 인민군총정치국이 직접 지시한 검열이어서 관련자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검열을 불러온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말 이곳 국경경비여단 2대대 1중대에서 시작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1중대에서 사망한 병사의 시신을 압록강 얼음구멍에 버렸는데 올해 4월 초 얼음이 녹으면서 시신이 중국 측에서 발견됐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발견 즉시 중국 측에서 시신을 양강도 세관으로 넘겨 보냈는데 그때로부터 두 달이 지난 이제야 검열이 시작된 것은 발견당시 시신이 많이 훼손되어 신원확인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사건의 구체적 내막이 국경경비대를 넘어 현지 주민들속에까지 널리 확산되면서 자식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사망한 병사는 입대한지 7개월밖에 안된 신입병사로 알고 있다"며 "사망 전 한주일간 고열과 구토로 심하게 앓았으나 병원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사망 당시는 동계훈련기간인데다 새해를 앞둔 특별경비기간이었는데 지휘관들은 근무를 기피하기 위한 '꾀병'으로 취급하면서 앓고 있는 병사를 박대해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자세한 사연을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또 지휘관들이 사망한 병사를 산에 묻도록 지시했는데 임무를 받은 병사들은 언 땅을 파기 싫어 몰래 시신을 압록강 얼음구멍에 벼렸다며 시신을 버릴 때 군복과 신발까지 모두 벗겨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5일 현지의 한 국경경비대원도 "이번 사건으로 해당 대대장과 병사들까지 모두 8명이 체포됐다"며 "날로 해이해지는 군 기강을 다잡기 위해 체포된 지휘관과 병사들을 시범겸(적)으로 처형한다는 소문까지 돌며 여단 전체가 몹시 뒤숭숭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