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인민폐의 가치가 치솟으면서 북한의 물가가 크게 올라 고향에 남겨진 가족들을 돌보던 탈북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때문인지 문성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춘혜(가명 45세)씨, 2005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행에 성공한 김춘혜씨는 중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해마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민폐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면서 김춘혜 씨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춘혜: 제가 한국에서 정착생활을 시작한 2006년까지만 해도 한국 돈 100만원이면 북한에 있는 가족 4명이 1년 동안 살기엔 충분했어요. 한국 돈 100만원이면 중국인민폐 8천5백원(위안)이 넘었거든요.
2005년까지만 해도 한국 돈 100만원이면 중국 인민폐 8천5백원(위안)원이 넘었는데 지금은 한국 돈 100만원이면 중국 인민폐 5천원을 조금 웃도는 정도입니다. 여기에 돈을 전달해주는 중국 대방들과 북한 대방들이 30% 정도를 떼고 나면 북한의 가족들에게 차례지는 돈은 중국 인민폐 3천5백원도 빠듯합니다.
어려운 사정은 이뿐이 아닙니다. 2009년 말, 김정일 정권이 강행했던 '화폐개혁'의 후과로 하여 북한돈은 화폐로써의 가치와 기능을 거의 잃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장마당과 지어 국영상점들에서도 북한화폐 대신 중국 인민폐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망명작가 펜센터' 도명학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도명학: 중국 소매시장에서 쌀 1kg에 인민폐로 4원인데 북한 장마당들에서는 인민폐로 5원50전을 주어야 쌀 1kg을 살 수 있으니까 중국보다 북한의 물가가 더…
중국에서 북한의 무역기관들이나 장사꾼들이 인민폐 4원으로 사들인 쌀을 북한에서 소매상들에게 5원으로 넘겨줍니다. 소매상들 역시 장마당에서 팔 때 중국인민폐 50전을 덧붙여 결국 주민들은 인민폐 5원 50전에 쌀을 사먹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정에 대해 김춘혜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김춘혜: 2006년에는 북한 장마당에서 입쌀 1kg에 북한 돈으로 8백 원이었어요. 한국 돈 100만원을 보내면 장마당에서 쌀 2.5톤은 거뜬히 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국 돈 100만원이면 쌀 850kg정도 살 수 있어요.
쌀로만 계산하면 아직도 한국 돈 100만원이면 북한에서는 1년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돈입니다.
김춘혜: 그런데 사람이 꼭 쌀만 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아요. 그동안에 병이 나도 그래, 옷을 사 입어도 그래, 겨울에 땔감까지 사고 나면 지금의 한국 돈 100만원을 가지고는 북한의 가족 4명이 1년 살기엔 너무도 힘들어요.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는 탈북자들, 중국인민폐의 환율상승으로 인한 북한 장마당 물가의 폭등으로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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