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도를 넘는 월권행위에 일부 간부들마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와 경쟁관계인 인민보안부(경찰) 간부들의 불만이 특히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5월 중순 일부 기관들에서 무역을 통해 들여 온 화학비료를 전부 내각 농업성에 넘길 것을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일부 기관은 국가보위부를 가리킨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7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국산 복합비료가 제때에 공급돼 한해 농사에서 제일 중요한 애벌 비료주기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농업간부들은 비료공급이 늦어져 애벌비료를 제때에 주지 못할 것 같아 매우 초조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국가보위부 산하 무역기관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40만 톤 가량의 복합비료를 독점적으로 수입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국가보위부가 수입한 비료를 제때에 농업부문에 넘겨주지 않아 농업성 간부들의 불만이 높았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국가보위부가 수입한 비료들을 각 지방에 있는 보위부를 통해 직접 협동농장들에 투명하게 공급하겠다고 나서면서 북한의 간부들속에서는 국가보위부의 월권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내각이 국가보위부의 비정상적인 월권 행태를 중앙에 직접 보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이 화학비료를 농업성에 모두 넘기라는 지시를 내려 그나마 다행으로 제철에 맞게 화학비료가 협동농장들에 공급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비료문제와 관련해 김정은이 일부 국가기관이라고 했을 뿐 직접 국가보위부라고 이름을 찍진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 국가보위부에 대한 전체 간부층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비료문제 말고도 국가보위부는 경쟁관계에 있는 인민보안부로부터 기동타격대를 넘겨달라고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다는 말이 인민보안부로부터 흘러나오면서 보안부 간부들이 모두 분노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인민보안부 소속이었던 '109상무'와 '대부무역'을 빼앗아 낸 국가보위부가 이젠 기동타격대까지 넘보고 있어 자칫 인민보안부는 허울만 남는 사법기관이 될 수 있다는 간부들의 우려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올해 4월에는 국가보위부가 무역기관들의 부정부패를 단속,통제하는 부서를 따로 내오겠다는 제의서를 김정은에게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이 제의서는 김정은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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