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행세 협잡꾼 색출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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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른바 '전승기념일'(7월27일)을 맞으며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대회참가자로 선발해주겠다며 전쟁노병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협잡꾼들이 생겨났고 이를 보고받은 김정은 제1비서가 범죄자 색출을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5월 13일과 14일 이틀간에 걸쳐 평양 '4.25 문회회관'에서 북한의 '전국청년미풍선구자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함경남도에서 간부행세를 하는 협잡꾼들이 대회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넣어 준다며 많은 젊은이들을 속이고 돈을 받아먹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소식통들을 통해 파악되고 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면 노동당입당이 쉬워지고 출세의 길도 열린다는 유혹에 넘어간 부유층 자식들이 협잡꾼들에게 당한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큰 대회를 앞두고 민심의 동요를 우려한 북한당국은 이 사건을 어물쩍 넘겨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오는 7월 27일 소위 '전승기념일'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전국노병대회'를 계획하고 참가대상자들을 선발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이번에는 전국의 곳곳에서 간부행세를 하는 협잡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3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전국노병대회'에 참가하게 해준다며 간부행세를 하고 다니는 협잡꾼들을 모조리 색출할 데 대한 김정은의 6월 17일 지시 내용을 20일 간부강연회에서 참가자들에게 공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지시문에서는 간부행세를 하는 협잡꾼들 외에도 노병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간부들도 모두 신고할 것을 언급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각 지방 당위원회들은 60세 이상 노병들을 상대로 지시문의 내용을 따로 전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무역사업을 위해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의 한 간부는 "'전국노병대회' 참가자 명단에 넣어준다는 꼬임에 속아 중국인민폐 5백위안이 넘는 돈을 협잡당한 노병들이 함경남도에서만 60여명이 넘는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6.25전쟁 참가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 현실에서 이번 '전국노병대회'는 60세 이상 군사복무를 한 공로자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대회참가를 위한 노병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런 경쟁 심리를 악용해 간부행세를 하는 협잡꾼들은 가짜 '신분증'까지 만들어 가지고 다니며 돈 많은 노병들을 유혹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협잡꾼들은 대회에 참가시켜 주겠으니 성의를 표하라며 노병들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다급해진 북한 지방 당국들은 "협잡꾼들을 색출하기 위해 사법기관들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대회참가자 명단을 작성한다며 가정방문을 하는 자들이 있으면 즉각 신고할 것을 노병들 모임에서 따로 포치(전달)하고 있다"고 간부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