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한 북한이 농작물 물주기를 위해 중학교 이상 학생들의 수업시간까지 변경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물주기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벌써 한 달 째 농작물 물주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뭄피해는 나날이 커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의 가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고 할 만큼 올해의 가뭄피해가 심각하다고 소식통들은 우려했습니다.
2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5월 10일부터 농작물 물주기 총동원령이 내렸는데 이제까지 한 달이 지나도록 비가 내린다는 소식은 없다"며 "그동안 양강도 지역에 소나기가 몇 차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그래도 소나기라도 몇 번 내렸다지만 길주 이남지역은 아직까지 비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지금 당장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해 밭작물은 포기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가뭄과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논 작물인 벼는 현재까지 작황이 좋다고 '앞지대(내륙지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며 "문제는 밭작물인 강냉이와 메주콩, 감자인데 그 중에서도 강냉이의 피해가 특히 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만포시에서 종포리까지 이르는 지역은 협동농장과 개인들이 심은 강냉이가 줄기만 대충 살아있을 뿐 잎은 모두 말라버렸다"며 "강냉이가 주작물인 증강군은 만포시보다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물주기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관기업소마다 협동농장 밭을 일정하게 나누어 담당케 했다"며 "6월 10일부터 중학교와 대학생들은 새벽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농작물 물주기에 동원되고 물주기를 마친 다음 오전 11시부터 수업을 시작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물통을 협동농장 밭까지 날라서 농작물에 일일이 물을 주는 방법으로는 가뭄을 절대로 해소할 수 없다며 강에서 가까운 밭은 양수기를 동원하고 강에서 멀리 떨어진 밭은 소방차를 동원해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인민들이 물주기에 동원돼 온갖 고생을 다 겪는 기간에도 김정은은 수차례나 미사일을 하늘에 날렸다"며 "그로 인해 '미사일 발사할 돈이 있으면 가뭄을 열 번도 이기고 남았겠다'는 인민들의 원망이 거세게 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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