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양수용 전동기 도난사고가 잇달아 사법당국이 긴급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난사고가 김정은 정권에 저항하는 세력들의 소행은 아닌지 수사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처음 양수용 전동기 도난사건이 발생한 것은 농촌동원이 시작될 무렵인 지난 5월 10일, 망향리에서였다"고 여러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첫 도난사건이 있을 당시만 해도 사법당국은 일반적인 범죄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제대로 된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또다시 회령시 인계리에서 논밭에 물을 대기위한 대형 양수용 전동기를 도난당하자 사건은 중앙에까지 보고됐고 결국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가 긴급수사에 나서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양수용 전동기 도난사건에 대한 국가기관의 수사가 보름가까이 진행됐지만 아직 어떠한 단서도 잡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이 반체제 세력들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령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주민도 "도난당한 전동기들은 모두 '회령관개관리소'의 양수용 전동기들"이라며 "전동기 도난으로 양수기가 돌지 못하면서 벼농사를 짓는 망향협동농장과 인제협동농장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이 이번 사건을 "반체제 세력들의 소행"이라고 결론내린 것은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한 양수용 전동기만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또 사건이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고 저질러져 그러한 의문을 보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농사에 사활을 건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 위해 반체제 세력들이 일부러 양수용 전동기만 목표로 삼아 농사를 망치도록 책동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현재 전동기를 도난당한 협동농장들에서는 농장원들이 '족답기'를 돌려 논밭에 물을 대는 형편이라며 하지만 그런 노력만으로 그 넓은 논밭에 물을 다 댄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짓이라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화폐개혁에 반대하는 삐라가 거리에 뿌려지는 등 반체제 조직이 활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반체제 분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면서 "보나마나 인제리에 있는 국경경비대원들이 훔쳐서 중국에 팔아먹었을 것"이라고 당국의 '반체제 세력'설을 반박했습니다.
소식통은 "반체제 세력들의 소행이라면 단순히 전동기를 파괴하면 되지 힘들게 옮겨 갈 필요까지 없지 않느냐?"며 "그런 유언비어는 지금의 혼란을 모두 '혁명의 적대분자들의 책동'으로 넘겨씌우기 위한 국가보위부의 비열한 조작"라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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