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장마철에 대비한 '사방야계(沙防野溪) 공사에 주민들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사방공사에 필요한 자갈과 운송수단들을 주민부담으로 떠 넘겨 불만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장마철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촉구하면서 주민들을 사방야계(홍수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하천을 정리하는 일) 공사에 동원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는 연봉산 기슭과 혜화동 물길 정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에는 소나기가 자주 내렸지만 농사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중앙에서 장마철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하면서 공장기업소, 인민반들은 모두 사방야계 공사에 동원됐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당위원회는 해마다 장마철이면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혜화동과 연봉동 물길 정리공사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곳 물길들에 계단식으로 돌을 쌓아 토사가 밀려 내려오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혜산시에서 제일 골칫거리인 '김정숙사범대학' 기숙사 옆 물길 정리작업은 매일 오후 시간을 이용해 각 대학, 전문학교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는데 3km나 떨어져 있는 인근 채석장에서 대학생들이 등짐으로 돌을 나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사방야계 공사는 해마다 진행됐으나 늘 눈가림식이었다"며 "올해는 중앙에서 검열대가 내려온다니 도당위원회가 직접 나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선 검열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사방야계 공사에 힘을 집중하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방법과 능력으로는 장마철 큰물 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큰물 피해를 막자면 우선 산에 나무를 심어 산림부터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방야계 공사를 해마다 벌려 놓아도 고질적인 큰물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훼손된 산에다 주민들이 뙈기밭을 일궈 놓았기 때문이라며 산에 나무가 없이 잔디만 덮여있다 해도 큰물피해 방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사방야계라는 구실로 매 인민반, 공장기업소들에 공사구간을 나누어 주었다"며 "토사가 밀려 내리지 않게 물길 양면에 담벽을 쌓는데 여기에 드는 돌과 시멘트를 자체로 해결하라고 해 운송수단도 없는 인민반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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