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화국 원수칭호 과정에 대한 의혹이 북한 군인들과 간부들, 지식인들 속에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영호 전 인민군 총 참모장의 숙청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갑작스런 원수칭호가 북한 군인들과 간부들 속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원수추대 기념행사들도 미처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급히 조직하느라 혼란 속에 진행됐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원수칭호와 관련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며 "군관들도 그래, 당 간부들이나 지식인들도 모두 같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제 곧 '전승기념일'도 있고 광복절이 코앞인데 뭐가 그리 바빠서 이렇게 서둘렀는지 모르겠다"는 국경경비대 군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다수 군인들이 김정은의 원수칭호가 리영호 총참모장의 해임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시절 김정은을 직접 가르쳤다고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이 김정은의 손에 의해 잘 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군인들은 아무도 없다면서 과거 '심화조'사건처럼 리영호도 누군가의 모해에 걸려 억울하게 숙청됐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대학생 소식통도 "중대보도가 있을 것이라는 방송이 나온 직후에야 각 도당책임비서들에게도 김정은에게 원수칭호가 수여된다는 소식이 통보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전화를 받은 함북도당 책임비서가 축하한다는 말도 못한 채 한참동안 멍하니 서있었다는 이야기가 간부들 속에서 큰 웃음거리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김정은의 원수칭호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북한 당국이 청년중앙예술선전대원들까지 동원, 그들에게 군복을 입혀 인민군군인들의 축하무도회에 내보냈다며 무도장에 불려나온 군인들이 '군중무용'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등 혼란스런 행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총참모장이었던 리영호가 숙청된 사건과 관련해서는 총정치국장 최룡해와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났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군부 내의 갈등을 제때에 수습하기 위해 김정은의 원수 칭호를 서둘렀다는 시각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또 다른 대학생 소식통은 "새로 총참모장이 된 현영철이 리영호의 비리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해 최룡해에게 넘겼다는 말들이 돌고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리영호를 해임시킨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현영철이 직접 요구했고 이 회의에서 리영호의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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