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큰물피해를 입은 북한 두만강 유역 주민들의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쌀값은 내리는데 서민 식량인 강냉이 값이 내리지 않아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큰물피해를 입었던 함경북도 회령시의 통 강냉이 가격이 kg당 내화(북한 돈) 2천1백 원으로 올랐다"고 2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반면 입쌀 값은 kg당 내화 5천2백 원으로 확 내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배부른 사람들만 먹을 수 있는 입쌀의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인 강냉이 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오르기만 한다"며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놓고 하는 말인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7월 8일 김일성 사망 추모행사를 마친 후부터 주민들의 이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국경연선은 특별증명서가 있어야 드나들 수 있다"며 "특별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아 외부 장사꾼들이 국경연선 지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국경연선 주민들에겐 일반여행증명서마저 발급되지 않아 외부출입을 못하고 있다"며 "이런 관계로 외부의 식량 가격은 내린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경연선은 입쌀 가격만 내렸을 뿐 강냉이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25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큰물피해를 입었던 두만강연선 주민들이 풀죽으로 끼니를 에우고(떼우고) 있다"며 "지난해 두만강 유역은 큰물피해를 입었으나 대부분의 강냉이 밭이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피해는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냉이 산지인 회령시와 경원군에서 강냉이 값이 kg당 우리(북한) 돈 2천원을 넘어섰다"며 "감자를 주로 심는 무산군과 연사군은 강냉이 가격이 kg당 2천4백원으로 오른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두만강 인근 강냉이 산지들에선 kg당 우리(북한) 돈 800원에도 강냉이를 팔지 못해 속을 썩였었다"며 "그런 경험이 있어 올해 강냉이 가격이 1천원 대로 오르자마자 너도나도 강냉이를 다 팔아먹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결국 헐값에 강냉이를 팔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 배도 더되는 값으로 도로 강냉이를 사먹어야 할 처지가 됐다"며 "중앙에서는 조금만 참으면 가을이라 하지만 그 조금만 참아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길고 어려운지 배부른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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