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북한군 월경 살인강도 행각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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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변경(접경)지역 주민들이 중국당국의 북한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길림성 장백현에서만 북한군인들이 국경을 침범해 여러 건의 살인강도를 저질렀는데 중국당국은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소위 '전승절'이라고 하는 7월 27일 새벽 중국의 변경 마을인 장백현 록광촌의 한 가정에 북한 무장군인 다섯 명이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 주인을 살해한 이들은 출동한 중국공안(경찰)에게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당시 사건현장을 봉쇄한 중국 공안은 사건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유족들과 지인들에게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 떠들지 말라"고 유족들을 협박하면서 내쫓았다고 현지의 한 조선족 주민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돈벌이를 하던 이 조선족 주민은 사건 발생 무렵 체류연장 수속을 위해 귀국해 고향인 장백현을 찾았다며 "북한 군인들에 의한 연이은 살인강도 사건으로 장백현 일대가 몹시 뒤숭숭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장백현의 한 주민은 "한충렬 목사 살해사건이 있은 후에도 6월 중순경 무장한 북한군 병사 두 명이 장백현 마록구와 18도구 일대에서 연이어 강도짓을 벌려 큰 소동을 빚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18도구와 마록구 입구에 있는 외딴 민가들을 약탈하기 위해 들이닥쳐 저항하는 집주인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그중 마록구에 있는 한 농사꾼을 중태에 이르게 만든 후 장백현 공안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장백교회에 다닌다는 한 신자는 "한충렬 목사 살해사건도 그랬고, 이번 록광촌에서 있었던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도 장백현 당국이나 중앙정부가 사건개요를 밝히거나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고 중국당국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 소식통은 "장백현은 인구가 55만 명이 넘고 자체 텔레비전(TV) 방송과 잡지도 있다"며 "같은 중국 사람들끼리 싸움이 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텔레비전과 잡지를 통해 사건을 있는 그대로 세상에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부 문제는 낱낱이 밝히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남의 나라 국경을 침범한 북한인들의 범죄는 언론 취재조차 허용하지 않고 쉬쉬한다"며 "다른 나라들을 향해서는 대국행세를 하는 중국공산당이 유독 북한만 감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지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