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8월 15일부터 새로 시작한 '평양시간'에 대해 북한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기존의 표준시를 왜 진작 바꾸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8월 17일 첫 출근을 하는 북한 주민들은 30분 늦춰진 '평양시간'을 반기는 표정들이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역사나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팍팍한 삶에 그나마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제부터 '식전동원'과 아침출근 시간이 30분 늦어지게 된다"면서 "사람들 모두가 새로 제정된 '평양시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이야기했습니다.
주민들이 새로 제정된 '평양시간'을 반기는 원인은 북한의 한심한 아침 동원제도와 연관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아침 6시부터 매 가정들에서 한명씩 '식전동원'에 나가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식전동원'은 주로 도로청소, 철길관리, 쓰레기장 청소와 여러 건설장 지원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아침 8시가 출근시간인데 운행수단들이 거의 없어 걸어서 직장에 가려면 매우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평양시간'을 발표하면서 일제의 잔재 청산을 거론한 후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제잔재 청산 의지에 대한 새로운 논란과 함께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간'이 발표되고 나서야 과거 우리 민족이 다른 시간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며 "하지만 '평양시간' 발표에 중년층과 노년층들은 몹시 황당해 하는 모습이었다"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나간 시간이 일제가 우리인민들에게 강요한 것이고 새로운 '평양시간'은 일제의 사상 잔재 청산이라는 보도를 접한 주민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은 왜 일제가 강요한 시간을 그대로 놔두었냐"는 의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앙에서 '평양시간' 제정을 설명하는 과정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일제의 사상 잔재를 방치한 '주범'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며 "다른 방법도 많았을 텐데 왜 하필이면 선대 수령들에게 모욕이 되게 '평양시간' 시행을 설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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