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적극 장려하고 있는 잔디 '티프톤 419'가 문제투성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프톤 419'는 북한에서 '쥐못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악마의 풀'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월28일 잔디밭 조성사업에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품종이 '티프톤 419'"라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티프톤 419'는 북한의 농민들속에서 '쥐못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잔디종류였습니다.
8월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 여름 중앙에서 시범적으로 심어보라고 내려 보낸 잔디는 '쥐못이' 풀이었다"며 북한 내 "협동농장들에서 지금도 해마다 많은 면적의 밭들이 '쥐못이' 풀에 의해 버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앙에서 장려 품종이라며 내려 보낸 잔디가 '쥐못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고난의 행군'이 끝날 무렵 양강도는 '쥐못이' 풀로 하여 수많은 농경지들을 버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쥐못이'는 주로 땅속에서 줄기가 왕성하게 번식하며 퍼지는데 '쥐못이'가 자라는 땅은 소나 뜨락또르(트랙터)를 가지고도 갈아엎기 힘들고 설령 갈아엎었다고 해도 줄기를 없애기가 어렵다면서 일반 살초제(제초제)로도 제거하기 어렵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잔디심기를 한다면서 왜 하필이면 '쥐못이'를 심으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쥐못이'는 논이나 습한 땅에서는 자라기 힘들지만 밭에서는 생존력이 매우 강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또 '쥐못이'는 농민들에게 너무나 골칫거리여서 '악마의 풀'로 불린다며 '쥐못이'라는 이름도 나무에 박으면 뽑기 어려운 쥐못(작은 못)에서 유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만큼 '쥐못이'는 밭농사에는 천적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쥐못이'의 씨는 '6.25 전쟁' 당시 북한이 전시식량생산을 위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귀밀(귀리)종자에 따라 들어왔다며 1960년대 북한은 '쥐못이'를 박멸하기 위해 전군중적인 운동을 펼쳤지만 끝내 없애지 못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곳(북한) 사람들은 '쥐못이'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잔디 품종인 '티프톤 419'인줄 전혀 모르고 있다"며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잔디로 많이 심는지 모르겠으나 제초기구나 살초제가 전혀 없는 이곳에서 자칫 '쥐못이'를 심었다가는 농사에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잔디 품종의 하나인 '티프톤419'는 양탄자 같이 부드럽고 심은 뒤 2~3개월이면 땅 표면을 덮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며 짓밟히거나 뜯겨도 회복이 빨라 세계적으로 축구경기장이나 골프장, 공원 등에 널리 이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