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큰물피해를 입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앙의 부실한 대응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감추기 위해서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9월 1일부터 양강도와 함경북도 국경연선에서 매우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방해전파로 북-중 국경연선 중국주민들까지 휴대전화 사용에 지장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13일 중국 길림성 장백현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계속되는 방해전파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며 "한동안 뜸하더니 큰물피해가 난 직후부터 다시 강한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방해전파가 너무 심해 통화를 약속한 북한의 대방과 열흘째 연계가 끊긴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큰물피해가 발생한 9월 1일부터 북한은 2~3분의 주기로 매우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0일 북한 회령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 도문시의 한 주민도 "큰물피해로 유선전화망이 파괴돼 집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데 유일한 통신수단인 휴대전화마저 북한의 방해전파로 연결이 잘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장마 때 불법 중국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주민들이 중국 '110 긴급구조대'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며 그런 일로 체면을 구긴 북한당국이 불법휴대전화 사용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놓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1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방해전파가 하도 심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높은 산에 올라야만 간신히 통화를 할 수 있다"며 "큰물피해에 따른 인명손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쏘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연사군에서만 국경경비대원 40여 명을 비롯해 두만강 주변에 살던 수백세대의 주민들이 큰물에 휩쓸려 실종된 뒤 아직 시신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중앙의 발표와 달리 이번 큰물로 두만강 유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시각은 8월 30일 저녁 불과 서너 시간 사이"라며 "단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물을 가득 채워놓았던 저수지의 수문을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일제히 개방했기 때문"이라고 북한 당국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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