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농사전망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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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올해 농사작황이 예년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금년 작황이 예상대로라면 새해 신년사에서 농업문제를 특별히 강조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새해 '신년사'에서 올해 북한의 주 타격방향을 농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김정은 신년사: 올해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 타격 방향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 집중하여야 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이런 방침에 따라 북한은 올해 일감이 없는 공장기업소 노동자들을 모두 협동농장에 파견해 농사일을 돕도록 했습니다. 지어 주민들의 생계를 좌우하는 장마당까지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만 보도록 제한하면서 인민반 부양가족들도 매일 '농촌지원'에 내몰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북한의 농사작황은 "지역마다 너무 들쭉날쭉 이라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14일, 함경북도의 한 농업부문 관계자는 "북부지방은 농사가 괜찮지만 중부지방은 농사를 망쳤고 남부지방도 지난해에 비해 농사가 잘 안 됐다"며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농사작황이 아주 좋지 않은 상태"라고 올해 북한의 농사형편을 설명했습니다.

곡종별로는 벼와 감자가 잘 됐고 강냉이와 메주콩은 잘 안됐다며 북한의 한해 총 식량생산량에서 강냉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37% 정도인데 강냉이 농사를 망쳐 내년에도 식량난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자강도 농사는 지난해보다 잘 안됐다"며 "특히 앞지대(내륙지대) 농사가 망했다는 소문이 돌며 닥쳐올 식량난에 대비해 돈 있는 집들은 벌써부터 장마당에서 쌀을 대량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반면 양강도의 소식통은 "올해 백암군 1만정보 협동농장은 정보당 감자 50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혜산시에 있는 대학생들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전부 백암군 1만정보 협동농장에 '농촌지원'을 나갔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감자농사로 소문난 양강도 대홍단군은 정보당 감자 '예상수확고'가 30톤 이하로 나왔고 다른 협동농장들도 정보당 감자 25톤 정도로 나왔지만 이 정도이면 올해 농사가 풍년이라 할 만큼 잘 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양강도의 농사만 잘 됐을 뿐 다른 지방들은 농사가 잘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해 신년사에서부터 농업을 그토록 강조했는데도 별 성과가 없었다"고 말해 올해 농사작황과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체면을 구길 수도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