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시사령부 라선시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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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양강도 삼지연군에 위치한 전시사령부를 함경북도 라선시로 옮길 것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두산화산폭발 가능성을 비롯해 삼지연군이 여러모로 안전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양강도 삼지연군에 위치한 전시사령부를 함경북도 나선시로 이전할 것이라고 믿을만한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삼지연에 있던 전시사령부를 라선시로 옮기는 것을 전제로 공사가 곧 시작될 것"이라며 "새로 옮겨 갈 전시사령부는 라선시에 있는 초대소 자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국가보위부 소속의 이 소식통은 "라선시까지는 철도도 있고 바다도 있어 삼지연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며 "삼지연의 경우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외부와 고립돼 있어 전시사령부 위치로는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내 소식통들과 연계가 깊은 탈북자도 "청진시 부윤구역부터 경성, 라진으로 통하는 도로들이 '1호도로'로 지정됐다"며 "라선시에 전시사령부가 들어선다는 얘기는 간부들 속에서 꽤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선시에 전시사령부가 들어설 경우, 삼지연과 달리 일단 유사시에 북한 지도부가 육지와 바다를 통해 도피할 수가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러시아나 중국을 비롯해 도피처로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많아진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또 라선시가 국제개방도시로 꾸려지는 만큼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미국이나 한국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도 북한이 타산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김일성 시대에는 전시사령부를 자강도 강계시 주변에 두었다며 그러나 김정일 시대인 1995년부터 수년간에 걸쳐 전시사령부를 양강도 삼지연군으로 옮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건설에 필요한 물자들을 나르기 위해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시기에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만든 화물차량 수십 대를 들여왔다며 당시 건설에 동원된 공병국 1여단 병사들이 삼지연 전시사령부가 지하 터널로 중국과 연결됐다는 증언을 하기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라선시로 전시사령부를 옮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간부들은 유사시 도주가 쉽기 때문에 라선시를 택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도부라는 저들이 미리 도주로를 마련해 놓고 인민들만 싸움터에 내 몰 작정"이라며 씁쓸한 생각을 감추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