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생활난 타개형 주민 개발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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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새기술전람회'를 조직하는 등 기술혁명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북한의 어려운 현실에서도 사용가능한 물품들을 스스로 고안해서 생활난을 타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어려운 생활난을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발명품들이 북한 내부에서 많은 호평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발명품들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닌데다 북한당국이 주장하는 '기술혁명'과도 아무 상관이 없어 '발명 및 새기술 전람회'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 자강도 만포시에서 '겨울철 온수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겨울철 온수기'는 만포시 '농기구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재일동포 출신의 기술자가 지난해 가을에 고안해 냈다고 합니다.

'겨울철 온수기'는 20여 개의 못쓰게 된 형광등 유리관을 공기가 통하지 않는 틀에 넣어 만들었는데 한 겨울에도 집안에서 3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다고 그들은 설명했습니다.

비록 흐린 날이나 밤에는 더운물을 공급할 수 없지만 이 '겨울철 온수기'가 있으면 땔감이 많이 절약되고 집안의 온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주문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양강도에서는 자전거 썰매가 주민들속에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전거의 페달과 뒷바퀴를 이용해 만든 자전거 썰매는 거주지에서 멀리 나가 땔감을 실어 와야 했던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중국산 휘발유 도람(드럼)통으로 만든 '술기계'는 설치과정이 번거롭지만 햇볕으로 술을 뽑을 수 있어 밀주로 생계를 유지하며 땔감걱정에 시달려야 했던 주민들속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자전거 발디디개(페달)와 사슬을 합쳐 만든 활차는 가볍고 부피도 작아 수레나 썰매에 짐을 싣고 혼자서 언덕길을 넘어야 하는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물건이 됐다고 이들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발명품들은 대개 누가 먼저 만들어 냈는지도 알려지지 않은데다 가난한 가정들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물건들이어서 돈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북한 당국도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혁명을 선전하면서 막상 이러한 발명품들은 외면하고 있어 올해 8월 각 지방들에서 열린 '발명 및 새기술 전람회'에서 주민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는 발명품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