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 창건일 차분히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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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 노동당 창건일을 별다른 휴식 없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을걷이와 주요 대상건설을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앞두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던 북한이 별다른 군사적 도발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올해 당 창건 기념일엔 휴식도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0월 1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당 창건일엔 주민들에게 따로 휴식을 주지 않았다"며 "가을걷이가 바쁜데다 올해 중으로 완공해야 할 대상건설들이 줄줄이 밀려 있어 휴식을 줄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경절인 9월 9일 이후 가을걷이가 시작되면서 일요일에도 주민들을 농촌지원과 여러 건설현장들에 동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계속되는 동원으로 피로감이 누적된 주민들의 불평이 많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1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맞으며 휴식과 관련된 중앙의 특별한 지시는 없었다"며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 간부들이 일손 부족을 구실로 근로자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방 간부들이 재량권을 남용해 근로자들의 휴식을 빼앗았다는 뜻인데 실제 일감이 없는 공장기업소들은 30%의 인원을 주요 대상건설에 내보내고 나머지 인원들로 농촌동원과 가을철 나무심기 과제까지 떠안겼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오히려 일감이 많은 기업소들은 가끔씩 지정된 날짜에 휴식을 준다"며 "일감이 없는 공장기업소 노동자들은 '잔칫집 걸레짝'이라 불릴 정도로 하루의 휴식도 없이 여기저기 공사판에 끌려 다니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함경북도의 경우 10월 20일까지 수해복구를 마무리 지으라는 중앙의 독촉이 불같지만 자재부족으로 허물어진 살림집을 다시 짓는데 시간이 지연되면서 최근엔 대학생들까지 학업을 중단하고 수해복구 현장에 동원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농사가 잘돼 큰물피해를 보지 않은 지역들은 가을걷이가 예정보다 상당히 밀리고 있다"며 "수해복구에 노력이 모두 집중된 함경북도의 경우 12세 이상 초급중학교 학생들까지 농촌지원에 동원됐지만 가을걷이는 어느 세월에 끝낼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고 한숨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