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변경도시에 몰려든 북 젊은이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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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 요녕(랴오닝)성 일대에서 달러 뭉칫돈을 소지하고 고가의 물건을 사들이는 북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들이 북한 최고위층의 자녀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중국 요녕성 단동시와 심양시에 1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북한 젊은이들이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올 봄부터였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17일 중국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이들 조선 젊은이들이 심양주재 조선(북한)영사관 단동사무소 주변의 고급주택가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 초부터였다"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와중에 현금을 물 쓰듯 해 자연스럽게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들은 '신압록강대교' 주변 단동사무소로부터 5분 거리에 있는 '상청·주얜(上城·左巖)'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상청·주얜은 새로 개발된 주상복합 아파트로 월세가 매우 비싼데도 한 세대에 2~3명씩 여러 세대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아파트 1층엔 이들이 임대한 사무실이 있는데 한국의 평수로 70평이 넘을 것"이라며 "1년 임대료만 중국인민폐 15만 위안(한화 약3천만원)인데 중국의 웬만한 부자들도 비싸서 들어가지 못하는 건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소식통도 "심양 주재 북한영사관 주변에 1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북한 남녀 젊은이들이 백여명이나 모여 살고 있다"며 "올해 초까지는 10여명에 불과했는데 6월초부터 갑자기 인원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세련된 양복차림으로 일반적인 북한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게 보인다"며 "간단한 중국말을 알아듣고 집단행동을 할 땐 김일성 초상(배지)을 달지만 개별적 활동을 할 땐 김일성의 초상을 떼어놓고 다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15일 중국에 파견돼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한 소식통은 "올해 6월부터 심양과 단동에 나온 젊은이들은 중앙의 최고위급 간부자녀들"이라며 "심양과 단동을 다 합쳐 약 2백여 명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지 중국인들은 이들을 김정은이 양성한 해커들로 의심하는 반면, 중국에 주재하는 우리(북한) 간부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미국의 군사적 공격에 대비해 최고위급 자녀들이 미리 피신처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