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가 외면하는 김정은

0:00 / 0:00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후 만경대 구역을 수차례 현지지도 하면서도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가엔 단 한 번도 들리지 않아 북한 주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10월 7일 만경대혁명사적지 기념품공장을 현지지도를 놓고 평양시민들을 중심으로 김정은의 혈통에 대한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이날 김정은은 자동화기구 공장을 돌아보기 위해 만경대구역을 찾았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왔다는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 주민들속에서 백두혈통이라는 김정은의 가계를 둘러싼 의혹이 일고 있다"며 "지난 7일에 있었던 김정은의 만경대구역 현지지도 행태가 주민들의 의혹을 더욱 부채질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0월 7일 김정은의 만경대구역 방문은 미사일 자동화 부품을 만드는 자동화기구공장 시찰이 목적이었고 만경대혁명사적지 기념품공장은 인민생활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성 현지지도에 불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북한의 선전매체들이 김정은의 현지지도 소식을 일제히 공개한 후 "평양시민들은 김정은이 이번에도 역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김일성의 고향집은 찾지 않았다"며 "할아버지의 생가를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반응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양시민들은 김정은이 김일성의 생가를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 생전에 김일성이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를 인정하지 않았고 고용희가 낳은 자식들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말라는 유훈을 김정일에게 남겼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18일 평양시를 자주 드나든다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가는 곳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세우고 선대 수령의 업적을 계승한다고 하지만 실제 행동을 보면 과연 그가 김일성의 손자가 맞느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 사망 후 권력을 넘겨받은 김정은이 처음 들린 곳이 만경대혁명학원이었다며 당시에도 평양시민들 속에서 만경대까지 찾아 온 김정은이 왜 지척에 있는 김일성의 고향집엔 들리지 않았는지 상당히 의아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만경대에는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가와 증조부, 고조부의 묘가 있다"며 "만경대에 들리면 일단 할아버지 고향집과 조상의 묘부터 찾아야 하는 게 초보적인 예절인데 무엇 때문에 피하는지 모르겠다"며 김정은의 혈통관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