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가을걷이로 바쁜 이 시기에 군관(장교)들의 살림집건설에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관들의 살림집을 부대가까이에 지어 전투력을 높인다는 건데 오히려 군관가족들은 불만이 많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속한 지휘체계로 부대의 전투력을 높일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북한군 당국이 군관들의 살림집을 부대가까이에 새로 짓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국경경비대와 교도여단 군관들의 살림집건설에 주민들이 매일 동원되고 있다"며 "겨울이 오기 전에 군관들의 살림집건설을 끝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군관들의 살림집건설과 관련해 소식통은 지난달 한 인민군부대를 시찰한 김정은이 군인가족들의 생활실태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렇게 해가지고 어떻게 전쟁을 할 수 있겠냐?"고 크게 화를 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어느 부대를 찾아 그런 보고를 받았고 군관들의 살림집건설을 지시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추석 다음날부터 군관들의 살림집건설이 전국적 범위에서 동시에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현재 우리(북한) 군인들의 살림집실태가 말이 아니다"며 "대부분 군관들이 부대와 30~40리 떨어진 주민지구에 살림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군단급이나 사단급 지휘소들 대부분이 도시 외곽에 있는데다 산하 군부대들은 산간오지나 주민지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현지 주민들과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런데다 이미 부대를 퇴직한 군관들이 당장 살림집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부대관할 살림집들에 계속 머물러 살고 있다며 이로 하여 새로 부임된 지휘관들도 군부대 주변에 살림집을 얻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하여 지금까지 군 지휘체계가 신속히 작동할 수 없었다며 군관들의 살림집을 군부대주변에 새로 짓는 목적도 신속한 지휘체계로 군의 전투력을 높이자는데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군관들이 부대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지구에 살림집을 얻는 진짜 원인은 생계를 위해서"라며 "국가가 군관가족들의 생활을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도 장사를 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부대주변으로 이사하는 문제를 놓고 군관가족들은 크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며 "무턱대고 가족들을 이사시켰다가 장사길이 막혀 그들의 생계가 타격을 받을 경우 군 지휘체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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