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보위부, 본격적으로 밀수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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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월 5일 북한 국가보위성 산하 양강도 혜산시 보위부가 중국의 한 밀무역업자로부터 밀수로 휘발유를 넘겨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수법이 하도 기발해 현지 주민들 속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월 5일 북한 국가보위성 양강도 혜산시 보위부가 중국으로부터 휘발유 5톤을 밀수의 방법으로 넘겨받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휘발유를 넘겨받는 과정에 참여한 국경경비대 병사들로부터 흘러나왔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추석 다음날인 10월 5일 혜산시 보위부가 광물 밀수출 대가로 중국의 한 업자로부터 휘발유 5톤을 넘겨받았는데 그 밀수과정이 양강도에서 큰 화제로 되고 있다"며 "넘겨받는 수법이 그야말로 소설 감이라는 게 주민들의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 보위부는 5일 새벽 3시부터 양강도 보천군 가림리 봉수작업반 인근의 약속된 장소에 화물자동차를 끌고 와 중국 대방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중국대방이 넘겨줄 휘발유 드럼통을 옮기기 위해 주변 국경경비대 병사들도 대기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약속이 잘 못됐는지 중국 대방이 휘발유를 드럼통이 아닌 대형 유조차에 싣고 나타났다"며 "드럼통을 나를 짐꾼으로 국경경비대원들까지 대기시켜 놓았던 혜산시 보위부는 휘발유를 실은 유조차가 나타나자 한동안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던 중 대공전화(무전기)를 든 한 지휘관이 본부와 통신을 주고받더니 곧 휘발유를 실을 유조차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며 "한 시간 정도 후에 나타난 차량은 유조차가 아닌 소방대 소속의 러시아제 소방차 두 대 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유조차에 실린 휘발유를 어찌 옮길 것인지 보위부 요원들은 물론 경비대원들도 궁금해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갑자기 소방차가 나타나자 보위부원은 물론 국경경비대 병사들도 어이가 없다는 눈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23일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시 보위부가 중국으로부터 유조차에 실려온 휘발유를 소방차로 넘겨받은 사건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양강도에 소문이 좍 퍼졌다"며 "급한대로 소방차로 휘발유를 옮길 생각을 해낸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무역길이 막히자 보위부까지 나서 밀수를 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보위부의 기발한 밀수수법에 주민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위부의 밀수행위를 누가 막아 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