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수입병’ 근절지시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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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직업총동맹 7차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또 다시 '수입병'을 없애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소리"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이 35년 만에 개최된 북한 직업총동맹 제7차대회에 보낸 서한이 주민들속에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한에서 "수입병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자"고 했는데 소식통들은 "도대체 수입품을 대체할 국산품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직업동맹 7차대회에 보낸 김정은의 서한관철 결의대회가 각 시, 군 별로 진행된다"며 "200일 전투와 연간 경제계획 완성을 격려하기 위해 대회참가자들이 도착하는 즉시 결의대회를 조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서한은 27일 각 도 당위원회들에 전자우편으로 발송됐고 28일에 열린 기관장회의에서 배포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또 이번 서한에서 노동계급에게 지적된 새로운 경제증산 운동도 시작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예상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입병'을 없애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도 예고돼 있는데 내년부터 장마당에서 외국산 소비품(생필품) 판매를 일체 중단시킨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돌면서 주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위성이 두만강 수해지역에 내려와 매우 강력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사이 중고자동차와 오토바이 부품들을 밀수하던 주민 30여명을 체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의 밀수꾼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중고 오토바이나 중고 오토바이 부속들을 밀수해 조립완성품으로 만들어 돈을 벌었는데 이제는 중국에서 이미 폐차된 자동차나 버스까지 밀수로 들여와 조립을 해서 파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이 또 '수입병'을 없애자고 하는데 실제 장마당에 나가보면 국산품으로 표시된 제품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상표만 국산일 뿐 내용물은 물론 포장지까지 전부 중국에서 그대로 들여온 것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고 오토바이는 당연히 중국제 일색이고 장마당에는 중국산 중고 옷과 중고 신발을 전문적으로 파는 장사꾼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형편에서 수입병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을 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서한 내용을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