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수해지역 주민들이 초겨울 추위와 곁방살이의 고단함을 견디지 못하고 채 완공도 되지 않은 살림집들에 입주해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0월 20일 전으로 끝내라고 다그치던 두만강 유역 수해복구 공사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겨울을 맞은 주민들이 채 완공되지 않은 살림집들에 당국의 허가 없이 입주를 강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큰물피해 지역의 살림집 건설을 한 달 내에 끝내라던 김정은의 지시가 헛물을 켜고 말았다"며 "기다리기 지친 주민들이 채 완공되지 않은 살림집들에 막무가내로 입주해 이미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두만강 유역에서 큰물피해가 발생한지 열흘만인 9월 10일부터 평양시 여명거리 건설자들과 서해지구 간석지건설사업소, 청진시 철도교량국, 수력발전소 건설연합과 함경북도 주민들까지 10만 명 인력을 동원해 복구공사에 돌입했습니다.
소식통은 "큰물피해와 관련해 김정은이 지금은 전시상태라는 각오를 가지고 나라의 모든 역량을 수해복구에 집중해야 한다"며 "겨울철이 시작되기 전인 10월 20일까지 수해지역 살림집 건설을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수해지역 살림집 건설과 관련한 김정은의 지시는 큰물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숟가락도 필요 없을 정도로 일체 가구로부터 부엌세간까지 마련해 주라는 것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살림집 건설이 한창이던 10월 중순에 수재민들에게 입사증을 발급해 주었는데 자재가 보장되지 않아 아직까지 살림집 창문과 지붕공사를 완공하지 못했다며 수재민들에게 준다던 가구와 살림도구도 언제 들어올지 기약이 없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수재민들이 채 완공되지 않은 살림집들에 무리하게 입주한 가장 큰 요인은 다른 가정들에 임시로 얹혀살며 큰 불편했어야 했던 사정과 겨울철이 시작되며 당장 김치 움을 파야하고 김장을 준비해야 했던 사정이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살림집 내부와 외부공사는 끝났지만 창문과 창문틀, 지붕에 씌울 기와는 이제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수재민들은 창문에 담요나 비닐박막을 치고 사는데 김장독이 없어 김장도 비닐주머니에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수재민들이 채 완공되지 않은 살림집들에 들어가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구와 살림도구, 텔레비전(TV)까지 갖춰주고 요란하게 입주행사를 가짐으로써 김정은의 선심정책을 선전하려던 당국의 계획은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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