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사학교’ 인분투척 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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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양강도 '군사학교'에 인분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급 간부들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범죄로 판단한 중앙사법당국이 긴급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범죄자에 대한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 사법간부들이 '군사학교 인분 투척사건' 때문에 뜻하지 않게 속을 썩이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중앙에서 공개적인 수사를 막고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려 사법간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몰렸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도 군사학교 기숙사 건물에 인분이 뿌려져 도 보위부와 보안부가 긴급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범죄자를 잡지 못했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인분투척 사건은 10월 29일 새벽 2시경 '군사학교' 기숙사 건물 유리창을 향해 연속 두 차례나 일어났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범죄자는 건물 벽이나 유리창에 부딪칠 때 쉽게 살포되도록 인분을 '노동신문' 종이에 감쌌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살포된 인분은 공동변소의 것으로 확인돼 범죄자가 흔적이 남지 않도록 사전에 매우 치밀하게 사건을 계획했음을 보여주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군사학교 인분투척 사건은 중앙에서 대형범죄로 규정한 매우 중요 사건"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특히 중앙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범죄자를 무조건 색출하라고 지시하면서도 수사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사건이 공개될 경우 모방범죄가 크게 늘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추측입니다.

비공개 수사지시로 양강도 사법당국은 주변 인민반장들을 동원해 비밀리에 수사 중이지만 아직 사건해결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군사학교가 특별히 범죄의 표적이 된 까닭은 이곳 학생들 전부가 도에서 한다하는 간부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혜산시 혜명동에 위치한 양강도 '군사학교'는 현재 27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다고 그들은 밝혔습니다.

인민군 기초간부 양성을 목적으로 각 도마다 설립된 '군사학교'는 2년제 과정인데 외출과 가족들의 면회가 비교적 자유롭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군사복무를 하다가 대학추천까지 받으면 7년으로 군대생활을 마치게 되는데 이는 정상적인 군복무기간인 13년의 절반밖에 안 돼 힘 있는 간부들은 너도 나도 자식들을 '군사학교'에 보내려 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