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간부들을 상대로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특사방문에 기대를 갖지 말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언론이 습근평 주석의 특사로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곧 평양을 방문한다는 보도를 내보낸 날짜는 지난 15일입니다. 하지만 북한 무역부문 간부들 사이에선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평양방문이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19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무역부문 간부들은 북·중 관계가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내려 보낸 올해 외화벌이 과제를 미달하게 되면 아무리 제노라(내로라) 하는 무역부문 간부라 해도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부문 간부들도 그래, 장사목적으로 중국을 드나드는 사사여행자들도 이번 중국공산당 간부의 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며 "하지만 어제(18일) 강연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씁쓸함을 금치 못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도급 간부들을 불러놓고 '외세의존은 망국의 길이다'라는 제강으로 강연을 진행했다"며 "강연내용은 중국공산당 간부의 방문으로 아무도 달라질 것이 없으며 오직 자력갱생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이번 강연은 중국공산당 간부가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와중에 진행돼 참가자들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강연을 들으며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애타게 기대하던 간부들은 실낱같은 희망조차 버려야 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한편 2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엔 중국간부들의 방문이 있을 때면 주말 텔레비전(TV)으로 중국영화를 방영하는 게 보편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번 일요일(20일)에는 텔레비전에서 중국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방영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법기관의 반 간첩투쟁을 주제로 한 '첫 보안서원들(경찰) 이라는 영화와 제3차 전국사회과학자대회 소식만 방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데도 중앙에서 고급 간부들을 불러놓고 중국에 그 어떤 환상도 가지지 말라는 강연을 했다"며 "이런 환경으로 따져 보면 앞으로 북·중 관계가 더 험악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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