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당 간부 가택까지 검열

0:00 / 0:00

앵커: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이 산하 '620 상무'를 동원해 당 간부들의 사택(자택)까지 불시에 들이닥쳐 검열하는 등 살벌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지적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이 산하 '620 상무'를 통해 지방 당 간부들의 집까지 압수수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사법기관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노동당 간부들의 가택을 수색하는 사례는 처음 보았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1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위성 산하 '620 상무'가 지난 10월 초 수남구역 당 간부들의 집과 동사무소 비서들의 집을 기습적으로 수색했다"며 "도시에서 구역 당은 지방의 군 당위원회와 맞먹는 조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은 1980년대 초부터 국가의 최고 지도기관인 노동당 간부들의 집을 사법기관들이 임의로 수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범죄혐의가 있어도 당 간부들의 가택수색은 당 중앙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남구역 당위원회 비서급 간부들의 사택은 수색과정에서 제외됐다며 수남구역 당 간부들의 가택수색은 지난 9월 중순 몽둥이 테러로 사망한 추목동 당 비서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에 대한 검열을 마친 '620 상무'가 지금은 함경남도를 검열하고 있다"며 "검열성원들이 함흥시 당 간부들의 집까지 수색했다는 소식에 양강도 간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록 고위급 당간부는 아니지만 '620 상무'가 이렇게 당 간부들의 집까지 임의로 수색을 한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620 상무'에 그만큼 막강한 힘을 실어주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620 상무'가 당 간부들의 가택까지 수색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이제 지방 당 간부들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며 "지방 당 간부들의 지나친 수탈행위로 주민들의 원성이 김정은을 향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 검열선풍의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현재 '620 상무'에 소속돼 간부들의 주택을 압수수색하는 성원들은 국가안전보위성 산하 보위대학 학생들이라며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의 검열과정을 지켜본 당 간부들은 이미 재산을 모두 빼돌렸기 때문에 '620 상무'의 강도 높은 검열이 큰 성과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