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12월 동계체육월간'을 앞두고 체육시설 마련에 주민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해 학교 운동장에 스케이트장과 스키장을 만들고 있는데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포츠외교'에 주목하면서 '체육강국'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동계체육시설을 만드느라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학교마다 운동장에 스케이트장과 빙상호케이(하키)장을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스케이트장과 호케이장은 순수 자체의 힘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오후 시간이면 학생들이 모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강도 혜산시만 해도 25개의 고등중학교와 29개의 소학교가 있다며 그중 13개의 소학교는 고등중학교와 같은 건물, 같은 운동장을 쓰고 있지만 나머지 16개 소학교들은 독립적인 건물과 운동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10세 미만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독립적인 소학교들도 무조건 운동장에 스케이트장과 빙상호케이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운동장에 물을 부어 얼음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물을 실어 나를만한 운반수단이 없어 강에서 학교운동장까지 어린학생들이 바께쯔(양동이)로 물을 길어 나르고 있다며 이 과정에 학생들이 강에 빠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학부모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고난의 행군' 이후 없어졌던 동계체육시설들을 모두 복구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동계체육월간' 개막일인 12월 1일 전으로 체육시설 복구를 완공하라는 것이 지시문의 내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지시문이 11월 10일,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명의로 내리면서 공장기업소 노동자들까지 동계체육시설 건설에 동원되었다고 전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전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가는 곳마다 스케이트장과 스키장, 썰매장들이 건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까지 체육시설들이 없어 동계체육을 못 한 것이 아니다"며 "동계체육 시설들을 만들기 전에 스케이트나 스키와 같은 동계체육 기재(용품)들부터 먼저 보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지금 형편에서 동계체육을 즐길 수 있는 기재들이라곤 사람들이 자체로 만든 나무썰매나 빼돌이(외날썰매)가 전부"라며 "중앙에서는 동계체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스키나 스케이트와 같은 동계체육 기재들은 전혀 보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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