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땔감문제로 산림훼손 가속

0:00 / 0:00

앵커: 푸른 숲을 보존할 데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가 올해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땔감이 없는 북한 주민들의 산림 훼손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온 나라의 수림화를 실현해 10년 안으로 북한을 푸른 숲이 우거진 낙원으로 꾸리겠다던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가 외면당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숲을 보존하려면 주민들의 땔감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겨울철을 맞으며 서민과 중산층, 특권층을 분류하는 기준이 어떤 땔감을 확보했느냐에 따라 변했다"며 "푸쉐기(잡관목)는 알짜 서민, 아재기(가지)는 중산층, 원목은 간부들과 돈 많은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올해 북한은 각 시, 군의 양묘장을 확대하고 산림감독 인원도 대폭 늘렸지만 겨울철을 맞으며 땔감이 시급한 빈곤층과 더 좋은 땔감을 쓰려는 권력층에 의해 산림도벌은 예전이나 다를 바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장마당에서 잡관목인 '푸쉐기'와 나무 가지인 '아재기'는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며 "푸쉐기는 입방 당 중국 인민폐 30위안, 아재기는 입방 당 중국인민폐 75위안이고 원목을 쪼갠 장작은 인민폐 100위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원목을 쪼갠 장작은 장마당에서 거래가 허용되지 않아 암시장을 통해야 구할 수 있다며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는 '아재기'나 '푸쉐기' 축에도 끼지 못해 말린 풀대로 밥 짓는 데만 사용할 수 있는 '지푸라기' 족들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힘있는 사람들은 될 수록 갈탄이나 구멍탄보다 말린 장작을 땔감으로 사용한다"며 "산림단속을 위해 도로를 겹겹이 막고 검열이 대단한데도 어떻게 장작을 반입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갈탄이나 구멍탄은 겨울철 집안의 보온을 유지하는데 뛰어나지만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기를 못 할 경우 생명이 위험해 돈 많은 사람들은 석탄연료를 될수록 피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무리 지시를 내려도 땔감 문제를 해결하기 전엔 산림훼손을 막을 수 없다"며 "장마당에서 석탄조차 살 돈도 없는 사람들은 산림을 훼손하면서라도 땔감을 마련하지 못하면 겨울철에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북한에서 땔감문제는 생사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