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혹한기에 스키장 건설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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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삼지연군에 '베개봉 스키장'을 건설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갑작스런 지시가 나와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큰 고초를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과 주민들속에서는 "왜 하필 엄동설한에 스키장을 건설하는 거냐"는 원성이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의 올해 '동계훈련'은 시작부터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도 못했는데 '백두산지구 체육촌'에 스키장을 건설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떨어져 군인들이 대거 동원되기 때문입니다.

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마식령 스키장 규모의 스키장을 삼지연군 베개봉에 건설하라는 지시가 내리면서 9군단의 동계훈련이 일체 중단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지시가 하달된 날짜는 12월 4일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스키장 건설에 동원되는 군인들은 함경북도 주둔 9군단과 양강도 주둔 10군단이라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스키장 건설을 위해 12월 6일부터 해당 군부대들은 '동계훈련'을 중단하고 삼지연으로 이동하는 중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베개봉 스키장' 건설은 기존에 있던 두 개의 활주로(슬로프)의 폭을 확장하고 새로 활주로 네 개를 건설하는 공사"라며 "공사기간은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20일간"이라고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습니다.

불과 20일 만에 활주로 공사를 마치기 위해 단순히 군인들뿐 아니라 노동자, 농민을 비롯해 총 30만 명의 인원이 동원된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공사는 별다른 장비도 없이 순수 인력으로 해야 하며 공사도구는 삽과 곡괭이, 도끼와 폭약이 전부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군인들의 경우 현지에 천막을 치고 생활해야 하고 나머지 동원된 노동자들과 농민들은 '백두산지구 체육촌'에 있는 국가체육선수단 숙소와 실내체육관 등에서 숙식을 하며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 삼지연의 날씨는 한낮에도 영하 14도로 야외에서 일을 하기에는 최악의 조건을 보이고 있다 "며 "12월 중순경이면 한낮의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 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과 군인들속에서는 "왜 하필이면 땅이 얼어붙은 추운 겨울철에 스키장을 건설해야 하느냐는 원성이 높지만 해당 간부들조차도 갑자기 이런 지시가 내린 배경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2002년 12월 혜산-삼지연 1호도로(김정일 전용도로) 건설로 수백 명의 건설자들이 사망하거나 동상에 걸려 피해를 입은 사례를 꼽으며 "이번 '베개봉 스키장' 건설도 그런 꼴이 나지 않을까 두렵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