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풀과 고기를 바꾼다"며 군인들에게 염소를 많이 키울 데 대해 여러 차례 지시를 내렸는데요. 하지만 최근 북한 군인들은 염소보다 양을 키우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음악: "여기는 최전선입니다"
문성휘: 네, 지금 들으신 곡은 "장군님, 여기는 최전선입니다"라는 제목의 북한 노래입니다. 북한의 군인들이 "장군님, 우리는 염소입니다"라고 가사를 왜곡해 김정은의 염소 기르기 지시를 풍자하는 노래라고 최근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10일 자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김정은이 염소를 많이 키워 풀과 고기를 바꾸라고 하는데 현지의 주민들은 오히려 염소보다 양을 많이 키우는 추세"라며 "군인들 속에서도 염소보다 양을 키우는 게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인들에게 풀 먹는 염소를 많이 키워 자체로 고기문제를 해결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현실성이 없다"며 "최근 군부대들마다 김정은의 염소 기르기 지시를 무시하고 양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이 군인들에게 염소 기르기를 강요하고 있지만 정작 군인들은 방목이 어렵고 겨울철에 먹이를 많이 먹는 염소보다 방목이 쉬운 양을 더 선호한다며 염소무리 속에 양을 섞어 키우는 방법으로 점차 마리수를 늘여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김정은은 염소를 많이 기르라고 하지만 최근 국경연선 주민들은 염소보다 양을 훨씬 더 많이 키운다"며 "염소나 양 고기는 대개 중국에 밀수로 팔리는데 양고기 값이 염소고기 값의 두 배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염소는 보통 중국에 밀수로 고기를 넘겨도 kg당 인민폐 20 위안밖에 받지 못한다며 하지만 북한과 맞닿은 중국변방지역에서 양꼬치 요리가 인기가 높기 때문에 양은 고기가 좋을 경우 kg당 인민폐 45 위안까지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병사들은 아무리 힘들여 염소를 키워도 고기 맛을 보기 어렵다며 기왕 풀 먹는 집짐승을 키울 바엔 방목이 까다로운 염소보다 품이 훨씬 적게 들고 돈도 더 벌수 있는 양을 키우는 것이 낫다는 게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염소 기르기에서 점차 양으로 바뀌는 추세는 주로 국경과 가까운 지역의 주민들과 군부대들이 중심이 되어 유행하고 있다"면서 "양은 뼈가 굵은 염소보다 같은 무게라 해도 고기가 더 많이 나오고 값도 비싸서 내년쯤이면 내륙 지방에서도 염소보다 양키우기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