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내부 지시문을 통해 간부들에게 패거리를 만들지 말도록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지시를 받은 북한의 간부들은 또 숙청 피바람이 일지 않을까 바짝 긴장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2월 9일 오후 2시부터 양강도 당위원회 회의실에서 있은 간부강연회에서 최근 김정은이 내린 지시문들이 전달됐다"며 "리상원 양강도 당위원장이 직접 나서 김정은의 지시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간부강연회에서 김정은의 지시를 전달하는 사람은 보통 각 도당 선전선동부 연구실 부부장들이었다"면서 "도당 위원장이 직접 나서 김정은의 지시문을 전달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어서 사안이 그만큼 중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전달된 지시문의 핵심은 지방의 당, 사법간부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패거리 문화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며 지방의 당, 사법기관 간부들이 강한 사상투쟁의 방법으로 패거리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지시문에서 끼리끼리 뭉쳐 쑤군덕대는 자들은 '당의유일적영도체계'를 거부하는 자들로 규정했다"면서 "현재 만연한 부정부패를 지방의 간부들이 소왕국을 만들어 놓고 아랫사람들을 줄을 세우는 패거리 문화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 10일 자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도 "패거리 문화를 척결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총정치국을 통해 군 지휘관들에게 전달됐다"며 "군 지휘관들은 이번 지시가 대대적인 숙청을 앞둔 경고가 아닌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 지휘관들은 이번 지시가 11월 말에 있었던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에서 나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당시 김정은이 삼지연군을 방문하면서 황병서를 비롯한 군 간부들과 동행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군부를 직접 지목하지 않고 지방의 간부들이라고 못 박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눈속임일 수도 있다"며 "자칫 군부가 안심하고 있는 틈을 노려 호위사령부를 동원해 기습적인 방법으로 숙청을 단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솔직히 지금 조선의 군부만큼 부정부패가 심한 조직이 어데 있냐"고 반문하며 "오히려 김정은이 군부의 부정부패를 단정적으로 지적해 비판하지 않은데 대해 군 지휘관들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