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들 몸 사리느라 평양 식당·상점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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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성택 처형의 여파로 북한 고위간부들과 외화벌이 일꾼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외화식당들과 고급편의시설들에 '거미줄이 날릴(낄)판'이라고 북한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 처형의 불똥이 혹시 자신들에게까지 번지지 않을까 북한의 고위간부들과 돈 많은 부자들이 긴장한 채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보통강백화점과 해맞이식당은 간간이 외국인들의 모습만 보일뿐 달러나 중국인민폐를 주고 물건을 사는 북한사람들은 찾기 힘들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을 이야기 하면서 "장성택 처형 이후 보통강백화점과 해당화관을 비롯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지은 편의봉사시설들에 손님들이 뚝 끊겼다"고 말했습니다.

"장성택 처형 후 '해당화관'과 '개선청년공원' 책임자도 보위부에 체포되었다는 이야기들이 평양시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책임자가 체포되면서 최근 며칠 간 '해당화관'은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도 "평양시와 지방들에서 외화벌이기관 간부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다"며 "평양시에서 좀 한다하는 간부들은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몰라 다 떨고 있다"고 장성택 처형의 여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외화벌이를 위한 식당과 편의시설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데 대해서는 김정일 사망 추모기간이 이달 30일까지로 정해졌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장성택 사건의 후과가 워낙 커 추모기간이 끝나도 손님들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이 '장성택 일당이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을 모아놓고 매일같이 먹자판을 벌렸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누가 드러내 놓고 돈을 쓰겠냐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김정일 시대처럼 간부들이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혜산백화점과 압록각(식당)에 중앙검찰소의 검열이 붙었다"며 "주민들속에서 백화점과 압록각에 자주 출입하던 간부들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국이 이렇다보니 기관기업소들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송년회'를 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외화를 많이 번다고 알려진 식당들과 편의시설들은 손님들이 없어 '거미줄이 날릴 판'"이라고 어수선한 현지의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