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했다 북송된 북한 핵과학자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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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탈북했다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된 북한의 핵융합 과학자가 신의주 보위부에 구금중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핵과학자는 지니고 있던 독극물로 자살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1월 4일 중국 심양에서 체포돼 11월 17일 북한 신의주 보위부로 송환된 탈북자 일행 중엔 평양시 은정구역 과학2동에 위치한 국가과학원 물리연구소의 일용분과에서 근무하던 핵 전문 과학자가 있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2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성시에 위치한 국가과학원은 1989년 김정일의 지시로 평양시 은정구역에 소속됐다"며 "물리연구소는 이과대학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산하 일용분과는 핵융합 연구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 감옥에서 자살했다는 과학자는 물리연구소 일용분과에서 실장급 간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연구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며 정신불안 증세를 보여 한동안 휴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증명서도 없이 국경연선에 있는 친척집에 불쑥 나타났다가 사법기관에서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사라졌다"며 "그가 어떻게 두만강을 건너 탈북자들의 행렬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는 조사 중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12월 초 이 같은 사실을 전해준 북한의 한 간부 소식통은 "체포된 사람은 50세 초반으로 이름은 허현철이라고 하는데 실명인지는 확인이 안됐다"며 "보통 국가보위성은 중요한 인물을 다룰 때 실명이 아닌 번호나 가명을 사용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는 신의주 보위부에 끌려 와 독방에 구류 된지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자살했다"며 "보위성의 조사도 받기 전에 자살해 버려 탈북의 동기나 경로, 방조자가 있었는지를 알아내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지어 중국에서 체포돼 신의주로 송환되는 과정에 여러 차례 몸수색을 당했겠는데 어떻게 독극물을 감출 수 있었는지도 미궁에 빠졌다"며 "그들 일행은 탈북자로 가장한 국가보위성 첩자에 의해 모두 체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국 공안에 자신이 핵 전문가임을 철저히 감추었다"며 "만약 그가 핵과학자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중국 정부는 우리(북한)의 핵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그를 북송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