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절기 건설사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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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양강도 삼지연군 '베개봉 스키장' 건설과 백암군 '새땅찾기'에 동원됐던 주민들을 모두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시한 건설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소식통들은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엄동설한인데도 불구하고 양강도 삼지연군에 대규모의 스키장을 건설하고 백암군에 감자초원을 만든다던 북한의 계획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백두산 주변의 강추위로 수많은 동상환자들이 발생한데다 땅이 깊이 얼어 작업이 불가능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28일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던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삼지연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던 사람들이 17일에 모두 철수했다"며 "삼지연에서 혜산까지 140리 길을 모두 다 걸어서 돌아와야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기존의 소형 점프활주로(슬로프)를 확장하고 새로 4개의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나 땅이 60센티 깊이까지 얼어붙은 데다 밤 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내려가 공사를 할 조건이 되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건설자들이 숙식을 하던 체육촌은 전기로 난방을 보장하도록 돼 있는데 전기가 전혀 오지 않아 건물은 바깥이나 다름없이 추웠고 아침이면 세숫물조차 공급되지 않는 등 건설자들이 온갖 고생을 다 겪어야 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추모행사를 마친 뒤 군인들만 남겨놓고 동원된 주민들을 모두 귀가시켰다며 이로서 20일 동안에 활주로 공사를 끝내라던 김정은의 지시는 결국 7일 만에 백지화 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백암군 1만 정보 '새땅찾기'에 동원됐던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12월 25일까지 전원 철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백암군 '새땅찾기'는 기존 1만 정보의 농장주변에 새로 1만 정보의 땅을 개간해 관광지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감자초원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북한은 공사기간을 내년 4월 초까지로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중앙에서 이미 확정됐던 계획까지 바꾸어 '새땅찾기'를 포기한데는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중앙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내년도 '신년사'가 나와 봐야 알 것이라고 그는 추정했습니다.

이들 외에 다른 소식통들도 "수십만명의 노력이 동원되는 건설을 여기저기에 계속 벌려 놓으면 겨울철 거름생산을 못하게 된다"며 "비료도 없는데 거름생산마저 못하면 내년도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 당국이 내년 농사를 위해 동절기 건설 사업을 일부 중단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