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등장 후 패션 신경쓰는 주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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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의 아내인 리설주가 세련된 '옷맵시' 즉 '패션'을 선보이면서 북한 주민들도 이를 따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패션'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건데요. 이에 맞춰 북한의 '패션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2년 7월.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가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김정은 아내의 첫 등장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했지만 리설주의 남다른 '옷맵시' 즉 '패션' 때문에 더욱 주목받은 겁니다.

리설주는 기존 북한 여성들과는 다른 세련된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높은 굽의 구두 즉 '하이힐' 착용은 기본이었고 짧은 치마와 다양한 색상의 의상도 소화했습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 주목받은 모란봉악단 구성원들의 의상도 리설주의 세련된 의상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슴 부분이 깊게 파인 상의와 짧은 치마 등으로 악단 구성원의 의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고 상당수 탈북자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통일사업부는 25일 '김정은 시대 북한 패션산업의 특징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리설주나 여성 악단 구성원들의 의상을 모방하면서 '패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박은진 연구원: 김정은 정권이 정책적으로 의상을 단속하는 것도 아니고 '패션' 산업을 장려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리설주와 모란봉악단 등의 의상을 주민들이 따라하면서 조금씩 '패션'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패션'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 '패션 시장'도 변하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천연 섬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의상 제조 방식이 주문제작으로 변했다는 겁니다. 유통도 국영 기관의 '일괄배급'에서 '옷 박람회(패션쇼)'를 통해 주문을 받아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패션 시장의 주된 소비 계층은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 부유층이라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이같은 '패션' 수요의 변화로 북한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옷 박람회'에 출품되는 의상들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합니다.

박은진 연구원: 북한에 매년 '패션쇼'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한복 위주였다면 요즈음에는 짧은 미니스커트가 나옵니다. 특히 공장마다 '패션쇼'를 통해 자신들의 옷을 홍보하고 주문을 받습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귀금속류, 패션 잡화 등의 수입을 늘렸습니다. 지난 2015년 북한 당국은 170만 3000달러 어치의 귀금속류와 패션 잡화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지난 2012년과 비교했을 때 87만 1000달러가 늘어난 규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