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한국의 중앙은행을 목표로 한 해킹을 꾸준히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 전산망에 대한 북한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4년여 동안 북한이 남한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대해 수차례 해킹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킹은 타인의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 자금 등을 빼내는 범죄 행위를 의미합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까지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10건 미만의 해킹을 시도했습니다. 매년 꾸준히 수건의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심 의원 측은 설명했습니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북한은 한국은행 직원들에게 해킹 전자우편을 보내 개인 컴퓨터를 장악한 뒤 전산망에 침투하는 방식을 이용했다"면서 "한국은행 전산망의 취약점을 찾기 위해 해킹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은행 전산망에 대한 해킹에 성공하면 각종 정보 탈취는 물론이고 상당 금액의 자금도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윤봉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이) 중앙은행을 장악하면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자금 이체 상황에서 돈을 빼갈 수 있습니다.
실제 방글라데시의 중앙은행은 북한의 해킹으로 지난해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국제금융통신협회(스위프트) 전산망 암호를 해킹해 8100만 달러(약 910억 원)를 빼돌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해킹이 금융 전산망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한국의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올해 3월 금융사들에 대한 북한의 해킹이 감지됐지만 조기대응으로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의 인터넷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도 "북한이 올해 5월 한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의회 조사국도 "최근 몇년간 북한은 인터넷에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점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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