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현 국면 돌파 위한 인적 개편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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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북한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핵심 지위인 노동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정무국 부위원장 등에 대한 대규모 인사가 지난 7일 열린 제7기 2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 같은 대대적인 인사는 "김정은이 현 국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국 정부는 분석합니다. 통일부는 "이번 인사는 7차 당 대회 이후 후속 세대 교체의 의미가 있다"면서 "외교와 경제 분야 인사를 승진시켜 고립을 이겨내고 자력갱생에 매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 의정보고에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라는 것을 조작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북한 정권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지금 북한이 전례 없는 고강도 대북제재에 직면해서 내부를 새롭게 추슬러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에서 최룡해의 위상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룡해는 당 중앙군사위원과 당 전문부서 부장을 추가로 맡으면서 당·정의 요직을 두루 차지한 몇 안 되는 인물이 됐습니다. 최룡해가 당내 최고 권력 기구로 평가받는 조직지도부장을 맡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0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최룡해의 위상과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면서 "그의 위상을 고려할 때 조직지도부장 이외에 마땅한 직책이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전원회의 이후인 8일 열린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중앙경축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 가운데 김영남 다음으로 최룡해가 호명됐다는 겁니다. 그동안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 순으로 호명돼 왔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의 2인자였던 최룡해가 위상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최룡해가 일종의 가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최룡해가) 김정일과 김경희를 따랐던 것처럼 (현재는) 김정은을 보위하는 핵심 가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에 대한 인사도 주목해볼만 합니다. 김여정은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비교했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당 정치국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경희는 66세에 정치국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김여정은 30세의 나이로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습니다.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알려졌던 조연준은 당 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권력에서 밀려났다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입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인 박광호가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