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소식을 대북 방송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JSA를 통한 추가 탈북을 막기 위해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군 당국이 지난 13일부터 북한 병사의 귀순 소식을 대북 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한국으로 넘어온 직후 이 소식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는 겁니다.
한국군 당국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송출하는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는 북한 병사의 귀순 경위와 치료 상황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귀순 병사의 영양 상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현재 북한군의 식량 배급 상황을 꼬집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유엔군사령부가 지난 22일 공동경비구역의 폐쇄회로 TV 영상을 공개한 이후부터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군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사항은 귀순 병사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이후에도 북한 군이 사격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 군인이 군사분계선을 한때 넘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대북 방송은 북한 병사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한국군 당국의 판단입니다. 민간 대북방송사인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남북 접경지대에서 근무하는 북한 병사들이 심리적인 동요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귀순) 병사에게 감정 이입한 일부 병사들의 경우 떠나는 사람의 등 뒤에서 총을 쏘는 모습을 보고 매우 두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북한 체제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란 감정도 같이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 병사의 귀순 사건이 벌어진 이후 북한 당국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일대에서 추가 탈북을 막으려는 조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개성에서 판문점으로 진입하는 주요 통로인 '72시간 다리'에 통문을 설치했습니다. 통행 기준이 더욱 엄격해진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동경비구역 초소에는 여러 문의 기관총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귀순 병사가 한국 측으로 넘어온 통로에 깊이 1미터가량의 도랑을 파고 도랑 앞에는 나무 2그루를 심기도 했습니다. 차량이나 사람이 한국 측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장애물을 설치한 겁니다.
한편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었던 귀순 병사는 일반 병실로 옮겨져 추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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