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DB “북 6세 여아도 마약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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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선 상당수 주민들이 마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심지어는 "6살짜리 아이도 마약을 사용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남한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라는 민간 단체가 지난 2년여 간 1500명 이상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마약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북한마약류감시기구는 서울에서 1일 주최한 '북한 주민의 마약 사용실태 현황과 과제'라는 이름의 토론회에서 최소 30%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마약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특정 지역에 거주했던 탈북자 진술 중에는 "주민 70% 이상이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관형 북한마약류감시기구 연구원은 "북한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반 주민들이 마약을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관형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마약류감시기구 연구원: 지금까지 조사 대상 중에 마약 소비자 최소 연령이 6세의 여자아이였습니다. 평양에 살고 있는 아이인데 그 아이가 자신의 할머니에게 "한코 할래"라면서 졸랐다고 합니다. 부모가 마약을 시작하면 자식들도 따라하게 됩니다. 청소년 사이에서는 '오락거리',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마약을 "미물이 아닌 이상 누구라도 하는 것", "밥 먹고 하는 음식", "쌀보다 더 구하기 쉬운 상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주민들은 때와 장소에 관계 없이 일상적으로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자택이나 친구집은 물론이고 이동 중인 기차 안에서도 마약을 하고 있다"면서 "농사나 장사를 할 때, 야간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마약을 하고 각종 질환에도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 연구원은 "북한에서 '한코 할래'라며 마약을 권하는 행위가 일종의 '인사치레'이자 '예의'로 자리잡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관형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마약류감시기구 연구원: 양강도에서 선생님을 하시던 탈북자가 학생 가정방문을 갔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곳에서 학생이 "선생님 한코 하시겠습니까"라고 마약을 권했다고 합니다. 지인들 사이에도 "어서오라. 한코하자"라고 말하는 게 인사치레이자 예의, 문화이자 매너입니다.

마약 거래와 사용이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지역은 평양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경제력이 높은 지역인 만큼 마약 수요도 많다는 겁니다.

이관형 연구원은 "평양에는 일반적으로 '소분집'이라고 부르는 마약 소매점이 매우 많다"면서 "특히 장마당이나 길거리에서도 밀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판매와 소비가 활발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약과 관련한 '은어'도 다양합니다. "북한에서는 마약 중독자들을 '물라이', '삥돌이', '코재', '혜디재', '혜디환자'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습니다.